통일운동가 백기완 별세 및 과거 활동 재조명

통일운동가 백기완 선생이 향년 88세로 15일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백기완 선생의 삶은 한국 현대사의 굴곡이 응축돼 있다는 평을 받아 왔는데요. 백기완 선생은 독재정권의 탄압에 맞서고 약자의 편에서 싸우는 삶을 살았습니다.

백기완 선생은 2020년 1월 폐렴 증상으로 입원해 투병 생활을 해 왔는데요. 40대까지 81kg의 거구였던 그는 고문으로 인해 몸무게가 40kg으로 줄어들 정도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노년에 폐렴에 시달렸던 것도 과거 군사정권에서의 고문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는 부분인데요. 평생 고문 후유증을 달고 살면서도 약자의 편에서 목소리를 내며 진보운동의 '큰 어른'으로서의 삶을 살아냈습니다.

 

 

 

백기완 선생 영면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투병 끝에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은 2021년 2월 15일입니다. 향년 89세입니다.

백기완 선생은 그동안 서울대병원에서 폐렴으로 입원 투병 생활을 해 왔는데요. 지난해 1월 폐렴 증상으로 입원한 뒤 1년 정도의 시간을 병상에서 지냈습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발인은 2월 19일 오전 7시입니다. 장지는 모란공원으로 결정됐습니다. 

백기완 선생은 2018년 4월 심장병으로 9시간30분 동안 수술을 받았는데요. 폐렴 증상 등으로 이후 몇 차례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다 증세가 악화돼 지난해 12월 서울대병원에 다시 입원했습니다. 

 

 

 

군사정권의 고문으로 죽을 고비를 여러 차례 넘겼고, 구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각종 집회 때마다 맨 앞자리를 하루도 빼놓지 않고 지켰을 만큼 강인한 정신력과 집념의 소유자였습니다. 하지만 끝내 노환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유족으로 부인 김정숙 여사와 딸 백원담(성공회대 교수)·미담(화가)·현담(출판사)씨와 아들 백일(울산과학대 교수)씨, 사위 이종회(사회운동가)·이대일(회사원)씨, 며느리 김재영씨(소설가)가 있습니다.

 

 

 

 

백기완 선생의 삶

 

백기완 선생은 1932년 황해도 은율군 장련면 동부리에서 태어났습니다. 1945년 해방 이후 13세의 나이에 아버지를 따라 서울로 내려왔는데요. 한반도 분단이 한 가족의 분단으로 이어져 여덟 식구가 남북에 떨어져 살게 된 것은 백기완 선생이 통일운동에 투신하게 된 배경이었습니다.

백기완 선생은 정규교육이라고는 일제시대 때 국민학교(초등학교) 4학년까지 다닌 게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독학으로 청계천 중고책방에서 영어사전을 통채로 외워 고등학생 영어과외를 시켰을 만큼 머리가 비상했던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백기완 선생은 1950년대엔 도시빈민운동과 농민운동을 했고, 1960년 4·19 혁명에 뛰어들어 정치민주화와 통일운동에 나섰습니다. 함석헌·장준하 선생 등과 함께 반일 투쟁을 하다 구속됐고, 유신헌법 철폐를 위한 개헌청원 100만인 서명운동 등 박정희 정권의 ‘유신독재’ 반대 투쟁을 했습니다. 

그러다 1974년 3월 긴급조치 1호 첫번째 위반자로 체포돼 징역 12년·자격정지 1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법원은 39년 만인 2013년 8월 재심에서 백 선생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백기완 선생은 1986년엔 명동성당에서 이른바 ‘권인숙 성고문 사건 진상 폭로대회’를 주도하다 집시법 위반으로 구속되기도 했는데요. 이듬해 6월 항쟁에서 시민대표로 연설했습니다. 1987년과 1992년엔 대통령선거에 민중후보로 출마해 민주정권 쟁취와 진보진영의 정치세력화에 힘썼습니다.

 

 

 

13대 대선 재야운동권 독자후보 추대

 

백기완 선생은 1987년 6월항쟁 이후 열린 제 13대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재야운동권의 독자 후보로 추대됐습니다. 당시 김대중(DJ)·김영삼(YS) 두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민중의 힘으로 압박하는 게 목적이었습니다. 

두루마기 차림으로 주먹을 불끈 쥔 채 청중 앞에서 포효하는 그의 모습은 가히 압도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데요. 그만큼 청중을 단숨에 사로잡는 명연설가였습니다. 당시 대학로 대규모 유세 현장 등에는 대학생 등 10만명 이상의 청중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백기완 선생의 이런 노력에도 DJ와 YS의 분열을 끝내 막지 못했는데요. 결국 백기완 선생은 선거 이틀 전 피눈물을 머금고 후보를 사퇴했습니다. 이후 1992년 제14대 대선에도 ‘노동자민중후보’로 추대됐지만 현실정치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말년까지 약자들을 위한 집회나 비리 정권에 맞서는 현장에 늘 제일 먼저 달려가 가장 앞줄에 서면서 존재감과 의미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밀양 송전탑 건설, 한미 FTA 저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백남기 농민 물대포 사망,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 사망 등 사회 이슈에 관심을 놓지 않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습니다. 

 

 

 

 

백기완 나이 프로필

 

이름 : 백기완 (白基玩)
출생 : 1932년 2월 29일
황해도 은율군
사망 : 2021년 2월 15일 (향년 89세)
학력 : 황해도 일도초등학교 4학년 중퇴
종교 : 무종교(무신론)
직업 : 정치인, 사회운동가, 언론인, 작가, 소설가 
배우자 : 김정숙

 

삼가 고인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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